우기철이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하늘의 창들이 열렸다는 노아 홍수 때의 성경의 내용이 이해가 된다.
인도네시아 빈민가에 있는 실로암교회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마태복음 9:27~37의 말씀으로 두 소경의 믿음에 관한 내용으로 은혜를 나누었다.
예배후 우리들은 교회 소식을 알고 이 곳 소식을 전하고 싶어 자카르타에 있는 국립대학교를 찾았다.
학생들이 쓰는 인터넷을 사용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그 곳을 나와 너무나 힘들게 인터넷 방을 찾았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여 그곳에서 메일을 열어보고
메시지를 보내는데만 무려 네시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사랑하는 성도들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린 감사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도록 폭우가 쏟아진다.
인도네시아 우기철에 쏟아지는 엄청난 폭우는
우리들로 하여금 열대 지방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게 하였다.
동행길에는 선교사님과 사모님 외동딸 현아
그리고 섬유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책임을 맡은 장로님이 함께 하였다.
운전하는 인도네시아 형제가 용케도 그 빗줄기를 뚫고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하였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우리들은 숙소에 올라가서 오늘 밤샘 작업을 해야 한다.
영상을 편집하고 사진을 편집하고 글을 써야하고 선교여행 스케쥴을 점검하고
내일 전할 메시지도 점검하고 빨래도 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선교사님과 그 일행이 자꾸따라 붙는다.
빨리 가셨으면 하는데도 굳이 방에까지 따라온다.
그리고 목사님 축복기도를 받고 가고 싶습니다.
51세 되는 장로님, 48세 되는 선교사님, 46세되는 사모님, 16세 되는 현아 모두 사역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축복기도를 나에게 꼭 받고 가겠다는 것이다.
같은 동역자끼리인데, 내가 주저하고 있으니 선교사님이 재촉한다.
능력 있는 목사님께 축복기도를 받고 싶습니다.
어디 사람이 복을 주고 능력을 주는가? 전능하신 그 분께서 주시는 것이다.
그분은 사모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않으신 특징을 갖고 계신다.
구하는 자에게는 자신이 정하신 뜻도 돌이키시는 분이시다.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이 겸손하고 지혜로운 가족에게 우리 하나님께서 밖에 내리는 폭우처럼
하늘의 창들을 열고 축복기도한 것들을 쏟아 부어 주시리라 믿는다.
오늘 영상을 통해 내 모습을 보니 나이든 티가 난다.
아! 주님 앞에 가야할 때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구나.
짧은 인생을 욕심내지 말고 자기 중심적 삶을 살지 말고 섬기며 살자.
본질이 아닌 것은 포기하고 살자 사랑하며 살자 다짐하면서 다녔는데
선교사님 가족과 장로님을 보면서 사모하는 마음 겸손히 무릎꿇는 모습에서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소박한 박꽃처럼 눈부시지는 않지만
마음을 밝게하는 아름다운 이들의 은혜의 꽃을 보았다.
인도네시아에서...